2008/08/28 16:52

보고(寶庫) 청계천을 탐험하면, 깜짝 선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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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에서 찍은 일부 스탬프
 
  2005년 10월 1일, 서울 한 복판에 맑은 물이 흘렀다. 오래 전부터 서울을 흐르던 자연하천이 조선시대 이후 사람들의 생활터전으로 이용되면서 심각하게 오염되고 또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물에 가려져 잊혀져 있다가, 복원 공사를 통해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 청계천은 오늘날 서울의 관광 명소이자, 많은 시민들의 산책 및 운동 코스로 이용하는 휴식처로 다시 태어났다.
 
 '맑은 물이 흐르는 시내'라는 뜻의 청계천을 찾아, 청계광장부터 고산지교까지 청계천 복원구간 (약 5.5Km) 종주에 도전했다. 막바지 늦여름이었음에도 쏟아지는 햇빛은 뜨거웠으나, 시원히 흐르는 청계천 물길에 더위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청계8경'이라 불리는 청계천의 대표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움직여 보자.
 
 
▲ 청계광장에서 바라 본 풍경
 
 한산할 것이라 생각했던 청계광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특히 유치원에서 나온 아이들은 분수와 폭포 앞에서 막바지 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듯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청계천은 살아있는 보고(寶庫)이다. 아름다운 자연생태의 현장을 만끽할 수 있고, 22개의 다리와 각종 테마로 꾸며진 조형물 그리고 청계천 주변에 산재한 여러 문화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휴식 차 나온 시민들 중에는 가족 단위로 구경나온 이들이 많았다. 부모와 함께 다시 살아난 청계천의 이모저모를 살피는 아이들의 눈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청계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으면 '도보 관광 코스 안내' 예약을 통해 자원봉사 가이드와 함께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 청계천 상하류 구간
 
 
 '청계8경'은 청계천 전 구간에 위치하고 있기에, 순순히 도보를 통해 둘러보는 경우,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끝까지 도보로 구경하는 이들이 좀처럼 많지않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청계천에서는 재미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청계8경'에 마련된 스탬프를 4곳 이상 찍어오면 특별한 기념품을 제공하고있다.
 
 8.15 광복절에는 모든 곳의 스탬프를 찍어 온 사람에게 2GB USB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저 걷기만 해도 즐거운 길에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까지 더해서, 마치 탐험을 하는 이의 심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청계천 상류는 소규모 공원의 느낌이다. 청계 8경 중 첫 번째인 분수와 폭포, 그리고 야경이 아름다운 청계광장을 지나면 제 2경과 3경인 광통교와 정조반차도를 만나게 된다.
 


▲ 청계2경인 광통교 풍경

 
▲ 청계3경인 '정조반차도'가 그려진 벽화.
 
▲ 벽면분수
 
 광통교는 조선 태종이 아버지인 태조의 비 신덕왕후의 묘를 정릉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남은 석재를 거꾸로 쌓아 만든 다리로 유명하다. 광교라고도 불렸던 이 다리는, 어가나 사신이 지나가는 중요한 통로였고 특히 정월 대보름에는 다리밟기나 연날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정조반차도는 조선 22대 왕인 정조가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 기념과 부친 사도세차의 묘를 참배하고자 화성으로 가는 8인 간의 왕의 행렬을 총 5,120개의 도자벽화로 재현한 것이다. 엄청난 길이의 벽화는 유명화가인 김홍도의 지휘 아래 여러 화원들이 합작으로 그린 작품이다. 약 2천 여명의 장대한 인파 행렬을 보고 있으면, 당대 군주의 위엄이 얼마나 강대했는 지 느낄 수 있다.
 
 청계 8경 부근에는 사진에서처럼 스탬프 찍는 곳이 있다. 규모가 다소 작고, 심지어 어떤 곳은 수풀에 가려져 눈에 잘 안 띄기도 했다. 그저 걷기만 하면 놓치고 지나칠 수 있으므로, 스탬프 모으기에 도전한 사람이라면 필시 주변을 살피면서 걸어야 한다. 또 하나 주의사항은 따로 종이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수첩 등 직접 종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잉크가 부족한 스탬프도 있어 다소 불편하기도 했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듯 해서 씁쓸했으나, '추억'을 간직한다는 의미로 찍는 사람들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했다.

 
 
▲ 청계8경 부근에 마련된 스탬프 찍는 곳들
 
▲ 동대문 패션광장(문화의 벽)의 하천분수
 
 정조반차도 벽화를 지나면 울창하게 자라난 수풀 사이로 주변의 광장시장, 창덕궁 후원을 재현한 옥류천 등 볼 거리가 가득하다. 제 4경과 5경은 패션광장(문화의 벽)과 청계천 빨래터이다.
 
 패션광장에는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와 함께 자그마한 무대가 어우러진 휴식 공간에는 현대 미술가 5인이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들이 오간수문 상류에 설치되어 있다.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에 위치한 빨래터는 아낙네들이 실제 빨래를 하던 장소이나 현재는 금지되어 있다. 인적이 드문 때였던 지라, 가만히 귀기울여 보니 은근히 방망이질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인근에 있는 황학시장은 진귀한 물건으로 가득한 대표 벼룩시장으로 잠시 청계천을 벗어나 둘러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이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가장 반가웠던 소식 중 하나는, 생태계가 되살아난 것이다. 2007년까지 573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한 복판 인력으로 되살린 청계천에 자연이 다시 터를 잡게 된 것이다.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개천에는 다양한 토종 민물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색이 강렬한 비단잉어가 어울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하류로 갈 수록 동식물을 더욱 많이 만날 수 있다. 다리 밑 그늘, 계단에 걸터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유유히 헤엄쳐 지나가는 청둥오리와 물고기 사냥에 나선 왜가리는 안주인인 마냥 자연스럽게 청계천과 어우러져 있었다.
 
 이름모를 들풀도 한 가득 자라나는 이 곳에서 그 어디에서도 회색빛 도시의 잔재는 느낄 수 없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학습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며 청계천의 자연을 살피는 것도 탐방 방법 중 하나이다.
 
 
 
▲ 청계천에 서식 중인 동물들
 
 계속해서 걸어나서면 반복되는 풍경에 지루하려던 찰나, 묘한 풍경이 눈을 사로잡았다. 타일마다 수많은 그림으로 가득한 벽화는 이름하여 제 6경 '소망의 벽'이다. 황학교를 지나면 청계천 양 쪽에 위치해 있는데, 약 2만 여명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소원하는 바를 타일에 그림이나 글씨를 담은 것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은 물론, 해외 동포까지 이에 참여했다고 한다. 시민과 함께 하는 청계천의 이미지를 가장 잘 살려낸 조형물로, 타일 하나하나마다 청계천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제 7경인 존치교각과 터널분수가 나왔다.
 
 
▲ 청계6경인 '소망의 벽'
 
▲ 청계7경인 '터널분수'
 
 후대에 복원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청계고가도로 철거 시 일부 교각을 남겨두었다고 한다. 3개의 교각은 그야말로 괴물과 같은 형상으로 쓸쓸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바로 옆에는 석벽에서 총 42개 노즐을 통해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야경은 더욱 환상적이라고 한다. 이 곳 밑으로 지나면, 가랑비가 내리듯 옷이 젖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곳까지 오면서 스탬프 7개를 고스란히 수첩에 담았다. 마지막 한 곳은 제 8경 '버들숲지'이다. 최종 목적지인 고산지교에서 조금 더 가면 나타난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청계천의 대표 자연생태지로 상류에서 보지 못 한 수많은 생물들이 평화로이 살아가고 있었다.
 
▲ 시민의 아이디어로 마련된 '청혼의 벽' 워터스크린에 영상을 쏘아 고백 이벤트가 열린다.
 
▲ 청계천 문화관 건너편에 있는 1950~60년대 풍경을 재현한 판자촌
 
▲ 기념품인 청계천 복원기념 엽서세트
 
  목표한 바를 걸은 데 든 시간은 점심시간 들렀던 동대문을 포함해서 총 3시간이었다. 스탬프를 다 찍으면, 청계천 문화관 바로 옆에 있는 서울시설공단으로 가면 된다. 안내 데스크에서 스탬프 이벤트 차 방문했다고 밀하니 9층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곳에서 만난 담당자가 스탬프 수를 확인 한 후, 청계천 복원 기념 엽서 세트를 주었다. 25,101개 한정판으로 제법 소장가치가 느껴지는 기념품이었다. 기념품 수령 절차가 조금 번거롭기는 하였으나, 청계천의 이모저모를 구경하면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꽤나 매력적인 이벤트였다.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익숙하고 고리타분 할 지 모를 일상생활 속에서도 잘만 찾아보면, 청계천과 같이 좋은 휴식공간이 존재한다. 이번 주말, 지인들과 함께 출퇴근길에 지나치기만 했던 청계천을 끝까지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까. 건강은 물론 기념품도 챙기고 자연을 벗삼아 여유를 느껴보는 '1석 3조'의 시간이 될 것이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김혜연 reprot2@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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