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2 13:26

‘제트엔진’이 갖지 못한 ‘프로펠러’의 우수성


 전투기는 날개가 있기에 양력을 만들어 뜰 수 있다. 하지만 날개만 있어서는 뜰 수 없다. 양력은 날개 주변으로 공기가 흘러 지나가줘야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선 공기가 흘러지나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투기가 앞으로 나가서 맞바람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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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양력의 생성을 위해서는 둘째치고라도 전투기, 나아가 모든 항공기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어차피 항공기의 개발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공중으로 원하는 속도와 고도로 목표지점 까지 이동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양력을 위해서건 아니면 이동을 위해서건 항공기는 앞으로 나가야 하며 이 앞으로 나가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추진기관, 즉 엔진이다.


 항공기 개발에 있어서 다른 분야도 물론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엔진이야 말로 비행성능 향상에 있어서 매우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의 성공비결도 당시 기준으로는 가벼우면서도 힘 좋은 엔진을 개발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엔진은 어떻게 앞으로 나가는가? 엔진은 크게 가스를 뒤로 분사하는 엔진과 프로펠러 같은 것을 돌려서 앞으로 나가는 힘을 만드는 엔진이 있으나 이 두 가지 엔진 모두 궁극적으로는 공기, 혹은 가스를 뒤로 뿜어냄으로써 그 반작용으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뉴튼의 제 3법칙인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르면 어떠한 물체에 힘을 가하면 그것과 동일한 크기의 반대방향의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엔진, 혹은 프로펠러가 가스나 주변 공기라는 물체를 뒤로 밀어내서 힘을 가하면, 엔진이나 가스에서는 그것과 반대되는 앞으로 향하는 반작용 힘, 즉 추력이 생긴다.

 

 항공기 발달 역사의 초창기에는 증기기관을 항공기에 달려고 했던 이들이 있었으나, 이것은 엔진 자체가 너무 무거워서 엔진에서 힘을 내도 엔진 무게를 버티기도 버거웠다. 이후 라이트 형제가 비교적 가벼우면서도 원하는 만큼의 힘 (약 12마력)을 낼 수 있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여 처음으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이미 왕복엔진은 자동차 같은 것에 쓰이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이것을 조금만 더 가벼우면서도 강한 힘을 내게 개량하면 곧 항공기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게다가 왕복엔진을 사용하는 배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 프로펠러 (혹은 스크류라고도 한다)를 돌려서 앞의 물을 빨아들여 뒤로 밀어냄으로써 추진력을 얻었고, 항공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다. 기술적으로 이미 비슷한 것들을 사용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자연스레 왕복엔진에 프로펠러를 사용한 것이 항공기 추진기관의 주류를 이뤘다.

 이후 약 40년간 항공기들은 대부분 왕복엔진으로 비행을 했으나 2차 대전 무렵인 1940년부터 제트엔진, 더 정확히는 터보제트 엔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프로펠러는 대략 마하 0.6 이상의 고속으로 비행하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며 천음속 영역인 마하 0.8 이상이 되면 특별한 몇 몇 프로펠러를 제외하면 아예 추진력을 전혀 만들어 내지 못하고 도리어 항력만 만들어내게 된다. 그래서 프로펠러가 필요 없는 분사식 추진기관인 제트엔진이 각광을 받은 것이다.

 한편 똑같은 분사식 추진기관인 로켓은 짧은 시간 동안 큰 힘을 낼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작동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특이한 몇 몇 전투기나 실험용 항공기만이 엔진으로 사용했다가 곧 사라 져버렸다. 물론 제트엔진에 대한 구상이 등장한 시기 자체는 상당히 일러서 1910년 전후에 이미 비슷한 물건을 생각해낸 학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기술로는 아직 이것을 실현화 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1940년대가 되어서야 겨우 실제 항공기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각국이 항공기의 개발에 사활을 건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아니었다면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제트엔진의 등장은 늦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프로펠러를 대체할 것 같았던 초창기의 제트엔진도 고속비행에 적합했지만 부수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당장 모든 항공기가 제트엔진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무엇 보다 속도가 중요했던 군용항공기들을 중심으로 먼저 퍼져나갔으며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민간 항공기들도 제트엔진을 사용했다.

 


 왕복엔진 자체는 값싼 경항공기용을 제외하면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프로펠러 자체는 여전히 효용성이 높았다. 50년대 경에 제트엔진 열풍이 불어서 모든 항공기가 프로펠러를 버릴 것만 같았으나, 실상은 달랐다. 모든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날아다닐 필요는 없었으며 도리어 굳이 빠르게 날 필요가 없는 항공기나, 도리어 느리게 날아야 하는 항공기들도 있었다.

 이러한 마하 0.6 이하의 느린 속도에서는 프로펠러 방식이 일반적인 제트엔진 방식 보다 연료 효율이 훨씬 높았고 이 때문에 왕복엔진 대신 제트엔진과 비슷하지만 공기를 바로 뒤로 분사하지 않고 그 분사되는 공기의 힘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터보 프롭이라는 엔진이 등장한다.

 제트엔진의 경우에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강한 힘을 내는 것이 장점이었으나 상대적으로 연료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극복해야 했다. 대형 여객기들의 경우에는 엔진 앞에 팬(fan)이라고 불리는, 프로펠러와 비슷하지만 훨씬 많은 깃을 갖고 있는 것을 달아서 고속에서도 연료효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이것을 터보팬 엔진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투기들의 경우에는 이 대형 팬을 달기 어려웠다.

 엔진을 동체 내부에 장착해야 하는데, 큰 팬을 달면 동체 내부에 집어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팬을 달되 동체 크기에 최대한 맞춰서 작은 팬을 달았다. 이것은 대형 팬을 다는 것에 비하면 연료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나 대신 대형 팬 보다 항력이 적었으므로 초음속까지 가속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이상 설명한 엔진 이외에도 다른 방식의 엔진들이 있으나 이것들에 대해선 뒤에 천천히 설명하고자 한다.

 이렇게 초기의 항공기용 엔진에서 부터 현대의 것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엔진이 등장했으나 이들이 추구하는 바는 항상 같았다.

1. 최대한 강한 출력을 내면서
2. 최대한 작고 가벼우면서
3. 최대한 연료를 적게 사용하면서
4. 최대한 값이 싸고 정비가 쉬워야 한다.

 그러나 한 번에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이란 과거에나 현재나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시대 별로 사용 가능한 기술이나 소재가 달랐고, 또 같은 시대라고 해도 항공기 마다 주로 비행하는 속도와 고도, 항공기의 크기가 달랐다. 그리고 설계자, 혹은 실제로 항공기를 운용할 공군이나 민간항공사 등도 시기와 상황에 다라 1에서 4번 항목 중 어느 것을 우선시 하는지가 달랐다. 그러다 보니 매우 다양한 엔진이 등장했고, 지금도 항공기에 장착되고 있는 것이다.

 

출처: http://www2.airforce.mil.kr:7777/webzine/special/view_article.jsp?bid=2002&aid=2085&page=1

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필자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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