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0 17:10

“욕먹기 싫어서 지선이랑 사귈순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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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S 연예대상 시상식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지선 공개 프러포즈 사건 이후 박지선-박성광의 염문설이 끊임없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신인상을 수상한 박지선이 "성광오빠 사랑해"를 공개적으로 외친 일이 시발점이 되었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KBS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 나란히 서며 꽁트 커플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음란물을 좋아하는 마교수역의 박성광과 비운의 여성학자 박지선의 커플 개그는 로맨스 보다는 코믹에 가깝다. 하지만 또 한번 이들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이 있다. 바로 공개 키스 사건이 그것이다.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빼빼로 게임을 하던 두 사람이 동료 개그맨들의 장난으로 공개 키스를 하게 된 것. 이 사건 이후 두 사람을 잠정적인 커플로 인정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공개 키스 사건 이후 "박지선을 책임져라", "박지선과 결혼하지 않으면 인간 말종이다"라는 협박에 가까운 소리를 들었다는 개그맨 박성광. 이 모든 염문설의 진상 파악과 그의 개그 인생을 듣기 위해 지난 9일 개그콘서트가 열리는 KBS 본관에서 개그맨 박성광을 만났다.

- 얼굴이 피곤해 보여요. 목소리도 쉬었네요?

 자다 나와서 그런가요? 요즘에 잠을 많이 못자요. 목소리도 가서 안돌아 오네요. 저는 목이 안좋아서 유자차를 먹을께요.

- 요즘 스케줄이 많으시죠? 어떻게 지내세요?

 아이디어 회의 하고 프로그램 녹화하고 있어요. 행사도 가끔 하죠. 데뷔전에는 대학로 공연도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대학로 공연은 못하고 있어요.

- 말도 차분하게 하시고 TV에서 볼 때랑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아침이라 그런가? 초면이라 그런가요? 옛날에는 활발 했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정신 차려야겠더라고요. 남들이 나이값 못한다고 할까봐요. 개그맨인데 평소에도 그렇게 보이면 가볍게 보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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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전 아마추어 무대 경험이 많으세요. 수상도 여러번 하셨던데…
 아마추어니까 아마추어 답게 했어요. 있잖아요 뻔한 것들…. 예를 들면 속담을 가지고한다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며 웃는 사람 얼굴에 침 뱉고요. 누가 웃는 얼굴에 침 뱉는데 안웃겠어요? 근데 제가 대학교때 개그 동아리를 했거든요. 그래서 조금 짜임새 있게 한 건 있어요. 애들이 많고 하니까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했죠.

- 언제부터 개그맨이 되겠다고 생각했나요?
 고등학교 때 까지는 생각이 없다가 대학교 때 개그 동아리 하면서 생각을 했어요. 과는 방송기술을 전공했는데 사람들이 왜 방송기술을 공부하다가 개그맨이 됐냐고 많이 물어봐요. 근데 실제 개그맨 중에 다른 공부를 하다가 개그맨 된 사람이 많아요. 정형돈 선배 같은 경우는 S전자에서 일하다가 개그맨이 되셨잖아요.

-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얻나요?
 머리 터질 것 같아요. 머리숱이 많았는데 거짓말 안하고 머리숱이 빠져요. 심각하게…. 박대박, 마교수, 지선이랑 하는 것까지 합치면 세 코너를 짜야하니까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마교수 캐릭터를 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 나이를 많이 봐요. 35살까지 보는 사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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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광하면 자동적으로 박지선이 떠올라요.
 방송을 아는 사람은 지선이와 제가 무슨 사이가 아니란 걸 아는데 모르는 사람은 진짜로 사귀는 줄 알더라고요. 괜히 제가 나쁜 놈 되는 것 같아요. "못 생기고 별 것도 아닌게 지선이를 울리느냐"며 주위에서 그래요. 근데 욕먹기 싫어서 사귈 수는 없잖아요. 사실 지선이도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방송에서만 그래요.

- 개그콘서트에서 공개 키스도 하셨잖아요. 그때는 어땠나요?
 그 이후 "넌 지선이와 결혼 안하면 쓰레기다"는 말을 들었어요.(웃음) 앞에 송병철씨가 먼저 빼빼로 게임을 하는데 김인석 선배가 "반응이 좋으면 박지선씨와 박성광씨가 뽀뽀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해버린 거예요. 설마 했는데…. 지선이랑 저랑 하는 타이밍에서 "뽀뽀해"라고 관객 한 명이 말해버렸어요.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어느 순간 관객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거에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한 단어를 외치는 건 처음 봤어요.(웃음) 지선이가 빼빼로를 꺼내는데 머리 속이 하얗게 되더라고요. 안하면 분위기 이상해 질 것 같고. "에이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했죠. 그 후 친해졌어요. 괜히 얼굴 빨개지기도 하고요. 지선이는 첫키스라고 해요.

- 진짜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언제 한번 "내 이상형은 박지선"이라는 기사가 난 적이 있어요. 그때 기자분이 이상형이 뭐냐고 하길래 말했더니 "그거 박지선인데?"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네 그런가요? 그럼 이상형을 바꾸죠"라고 말했는데 기사가 그렇게 났어요. 이상형은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예요. 예쁘고 청순하고 저밖에 모르는 여자요. 자기일 열심히 하는 여자였어요. 제가 4년간 좋아했는데 얼마 못 사겼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좋아했죠.

- 여자친구를 사귈 때 성광씨는 어떤 남자친구인가요?

 잘 못해줘요. 방송하면서 바쁘고 하니까 소홀해 졌어요. 그래서 헤어진 적도 있어요. 애교가 많은 편이에요. 여자친구가 챙겨주는 스타일이면 맞춰가는 스타일이죠. 간섭을 좀 많이 하기도 해요. 집착은 아니고 관심이죠.(웃음) 제가 여자친구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 박지선씨와 연인 코너를 만들겠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봉숭아 학당'에서 지선이와 짧게 하는거랑 비슷해요. 원래는 따로 코너를 만들려고 했는데 좀 부족했나봐요. 또 감독님이 '봉숭아 학당'을 살려야 한다고 해서 이렇게 돼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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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시험 낙방도 많이 했다던데요? 
 4번을 봤어요. 거의 다 붙었었는데 운이 없었죠. 재작년에 시험을 볼 때였어요. 시험을 보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방송국에서 취재를 온거예요. 개그맨들의 시험 현장 이런거 였나봐요. 전 시험보고 있는데 갑자기 시끌벅적한 거예요. 심사위원은 절 보는게 아니라 그 취재팀하고 이야기를 하고…. 나 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거 다 하니까 그때서 개그를 해보라고 하시는 거에요. 이미 재미있는 건 다 지나간 후에 말이죠. 그렇게 시험에 떨어지고 6개월 정도 가슴에 품고 있었죠. '복수할꺼야' 얼굴도 기억하고 있어요. 지금도 방송국에서 마주치는데 언젠가 한번 말해 봐야죠.

- 마교수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웃음 충전소'에서 하던 건데 그 PD님이 절 많이 아껴주셨어요. 그 감독님 때문에 개그맨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그 감독님이 개콘에 오셨는데 봉숭아 학당에서 그 캐릭터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전 처음에 별로였어요. 전 변태 같은 거 안좋아하거든요. 저랑 안어울리지 않나요? 어떨때는 감독님이 소스를 줘요. 독한 걸로…. 어휴.

- 마교수가 성에 집착하는 캐릭턴데 성광씨는 언제 처음 성인 비디오를 접했나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집에서 봤어요. 초등학교 때는 그런거 아니고 중학교 때는 충격 주는 거 있잖아요. 친구가 제 인생을 망쳐놨어요.(웃음)

- 개콘 무대위에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NG를 한번 낸 적이 있는데 기러기 아빠라고 해야하는데 계속 갈매기 아빠라고 한거에요. NG 난 지 아무도 몰랐어요. 근데 관객 한명 웃더라고요. 그 때 감독님이 올라와서 틀렸다고 알려주셨어요. 관객들도 모르고 지나갔다가 나중에 웃음이 터졌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선이와의 키스 사건이에요. 그렇게 큰 함성은 처음 받아봤어요. 근데 보통 남녀가 뽀뽀를 하면 응원을 해주는데 저희가 했을 때는 왜 웃는거죠?

- 방송 데뷔 전 대학로 공연을 하던 시절은 어땠나요?
 대학로에서 3년 했죠. 어휴. 그때 고생 많이 했죠. 보일러 안들어오는 곳에서 자 봤어요? 동료들하고 그렇게 친해질 수가 없어요. 맨날 안고 자니까요. 그때는 밥값까지 포함해서 하루 3천원을 받았어요. 너무 배가 고프면 끝까지 참았다가 잠자기 바로 직전에 라면을 사 먹었죠. 자다가 배고프면 잠이 안오거든요. 지금 고생하는 후배들 보면 마음이 아파요.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답이 와요. 그냥 고생만 하면 안되고 일하는데 고생을 해야죠. 술먹고 고생하면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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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모습을 보면 부모님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시죠?
 언제 한 번은 엄마가 휴대전화를 사러 가셔서 제 이름을 팔고 휴대전화를 공짜로 사오셨더라고요. 대리점 주인이랑 저랑 통화하고 싸인해 주고 그랬죠. 처음에 개그맨이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은 자랑도 많이 하세요. 전 개그 밖에 할 줄 아는게 없어서 개그맨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 팬카페 활동도 활발히 하시던데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요?
 매일같이 찾아오는 고등학생 두 명이 있어요. 그냥 와서 기다려주는데 고맙기도 하고 걱정도 돼요. 또 한 분은 결혼하신 남자 경호원이신데 팬클럽 정모하는데 오세요. 덩치 커다란 분이 오셔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학생 팬들은 일찍 보내고 술을 먹은 적도 있어요. 기자분도 한 명 왔었어요. 궁금한거 물어보는 시간에 보통 물어보는 질문이 "여자친구 있어요?, 이상형이 뭐해요?" 이런거 물어보는데 그 분은 "데뷔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이런거 물어보고…. 직업이 그래서 그런가요?

- 성광씨를 아껴주는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제 시작하는 사람이고 오래 오래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해요. 열심히 할테니까 변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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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뉴스 이은희 기자 obang0522@dkbnews.com
사진= 김영욱 기자 hiro@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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